해리의 태국 이야기/태국 카페 이야기

평화로운 브런치 타임을 위한 치앙마이 추천 카페 Sweet Garden

이번생은 태국 2021. 7. 23. 01:07

느즈막히 잠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기도, 점심을 먹기도 애매한 시간
아점이라고 부르기 보단, 그래도 치앙마이에 왔으니 브런치라는걸 먹어보자

 

1. 치앙마이의 시간

 

치앙마이에서 장기간 지내는 생활자들은 으레 그렇듯 시간과 날짜의 감각이 무뎌집니다. 지금이 몇시인지, 오늘이 몇일인지 잊어먹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늘 무언가에 쫓기듯 시간을 쪼개고, 시계와 핸드폰을 보며 바쁘게 생활하던 한국의 현실과는 다르게 치앙마이에서는 급할일도 없을뿐더러 나 외의 다른 시간도 함께 천천히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젊은 나이에 너무 게으른거 아니냐고, 한창 바쁘게 일할 나이에 이렇게 시간 낭비해도 되는거냐고

사실 저도 처음엔 많이 걱정됐습니다. 또래인 친구들은 한국에서 취업하고 돈을 모으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천천히 느긋하게 있어도 괜찮은건지, 나만 뒤쳐진 건 아닌건지

 

2. 괜찮아, 이게 내 속도야

 

치앙마이에서 내 스스로에게 여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정해진 길을 누군가가 정해놓은 속도로 달리며 자신을 채찍질했다면 치앙마이에서는 내가 가고싶은 길을 내가 원하는 속도로 갈수 있지요.

그렇게 마음에 여유를 주게 되면 한국에 있을때는 몰랐던 진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보입니다. 저는 이제껏 제가 언어라는 분야를 좋아하는 줄 몰랐습니다. 학창시절 부터 배워온 10년간의 영어는 늘 제 성적을 떨어뜨리는 주범이었고 문법은 달달 외우지 못하면 선생님께 손바닥을 맞게되는 벌칙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치앙마이에서 살면서 스스로 영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위에 친구들이 생기고 같이 어울리다 보니 더욱 속깊은 얘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공부한 영어가 학창시절 10년 넘게 공부한것보다 훨씬 실력향상에 도움이 됐고 영어공부를 토대로 태국어 공부까지 시작했습니다. 의외로 저도 몰랐던 언어에 재능이 있던건지 태국어 공부를 시작하고 6개월 만에 간단한 통역하는 일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그렇게 1년 뒤 태국어를 특기로 태국에서 일하게 되었고, 조건이나 만족도면에서 한국에서 일했다면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조건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느즈막히 일어나면 먹던 브런치 세트

 

3. 5000원의 행복

 

기억이 맞다면 샌드위치는 95바트, 약 3000원 음료는 70바트 약 2000원 정도 였습니다. 아점으로 5,000원이면 샌드위치 하나로 배를 채우고 커피를 한잔 하면서 카페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생활을 하면서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쩌면 치앙마이의 시간을 보내기 가장 좋은 장소일지도 모르죠.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면 느즈막히 일어나 몸을 깨우고 Sweet Garden 으로 가보세요.

여기는 급하게 재촉하는 상사도 당장 내일봐야할 시험도 없습니다. 오롯이 본인의 시간대로 책을 읽고 공부해보세요.

훨씬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겁니다.

 

 

 4. 언젠간 이렇게 나이 들기를

 

어느날 창가에 중년의 부부가 앉아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봤습니다. 보통이라면 쉽지 않을 평일의 오후시간. 부부가 함께 웃으며 이야기 나누고 일을 하는 모습이 너무 여유롭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의 미소는 정말 아름답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언젠간 저렇게 나이가 들어 여유롭게 웃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 마음의 여유를 두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물론 그를 위한 N잡으로 경제적 여유 찾기도 계속 됩니다.